나고야의 맛 ‘나고야 메시’ 만끽하기

일본은 지역에 따라 기후 및 풍토, 농경, 전통, 미각, 주민들의 특성까지 각양각색으로 다양합니다. 오사카는 ‘천하의 부엌’으로 알려져 있으며, 교토는 세련된 식문화의 중심지입니다. 또한, 도쿄는 미쉐린 가이드의 스타 획득 수가 세계 1위인 미식 도시이기도 합니다. 한편, 아이치현의 현청 소재지인 나고야는 혼슈 지역에서 가장 독특한 요리를 마음껏 즐기실 수 있는 도시입니다. 나고야 요리는 풍미가 가득하고 양도 많아, 보는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까지 제공합니다. 이것이 '나고야 메시'를 독특하고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각적으로는 그렇게까지 자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외형으로만 판단하는 건 금물!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맛과 풍미의 놀라운 하모니를 꼭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토마토가 지중해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 콩은 일본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입니다. 특히 소금과 물을 사용해 발효시킨 후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것이 미소(된장)입니다.

미소에는 많은 종류와 맛이 있습니다. 아이치현은 다갈색의 색을 특징으로 하는 전통적인 핫초미소(八丁味噌)로 유명합니다. 풍미 가득한 진정한 핫초미소는 단맛과 깔끔한 맛을 내기 위해 쌀누룩과 보리누룩을 첨가해 만든 다른 지역의 미소에 비해 훨씬 긴 2~3년에 걸쳐 숙성시킵니다.

핫초미소는 에도 시대 초기부터 오카자키시(아이치현)에서 생산되어 왔습니다. 오카자키시는 도쿠가와 막부의 초대 장군이자 일본을 통일한 인물이기도 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출생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핫초미소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고 영양가가 높으며 운송이 용이해, 군대에서 취급하기 편리한 식량으로 꼽혔습니다.
에도 시대(1603~1868)에는 에도(도쿄)와 교토를 잇는 도카이도(東海道)가 정비되면서, 핫초미소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카자키는 도카이도의 가도변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여행 도중에 오카자키에 들러 미소시루(된장국)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핫초미소는 아이치 요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스프, 스튜, 소스, 스프레드, 심지어 샐러드 드레싱까지 이 지역의 명물요리 대부분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소니코미라고 불리는 된장 조림은 진하고 감칠맛 나는 아이치의 핫초미소로 만든 육수를 뚝배기에 넣어, 보글보글 끓인 상태로 제공되는 면 요리입니다. 미소니코미 우동의 면은 굵어서 'Al Dente'보다도 더욱 쫄깃합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탈리아텔레와 페투치네 등의 파스타와 비슷한 아이치 명물인 기시멘은 우동보다 부드럽고 평평하며 넓고 납작한 면이 특징입니다.

미소니코미에는 일반적으로 어묵, 대파, 날달걀, 닭고기, 쇠고기, 버섯류가 재료로 들어가며, 그 가운데에는 새우튀김이 올라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특히 추운 계절에 즐겨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요리입니다. 미소니코미 우동을 먹는 방법은 외국 분들이 모국에서의 면 요리를 먹는 방법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음식이 나오더라도 바로 먹지 않고, 계란이 굳을 때까지 조금 기다립니다.
아직 뚝배기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을 때 뚜껑을 열고, 뚜껑을 뒤집어, 위에 면을 넣어 식히면서 먹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고야식입니다!

오뎅은 겨울에 특히 인기가 있는 일본의 영양 만점 요리로, 삶은 달걀, 무, 소시지, 두부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을 수 있습니다. 아이치현에서는 핫초미소를 국물에 넣거나, 오뎅에 찍어 먹으면서, 심플한 요리를 보다 풍부한 맛의 현지 소울 푸드로 진화시켜 왔습니다.

오뎅은 스페인의 타파스 바와 같은 식으로 먹곤 합니다. 보글보글 끓는 오뎅 냄비에서 좋아하는 종류를 고르고, 스페인 사람들이 타파스를 먹을 때처럼,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와 함께 오뎅을 즐깁니다.

핫초미소는 미소카츠(얇게 썬 양배추 위에 올린 돈가스 요리) 등의 요리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필레테 엠파나도'나 독일의 '슈니첼' 등과 같이,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지만, 미소카츠에 쓰이는 아이치의 빵가루는 서양 음식에서 쓰이는 것보다 가볍고 바삭바삭한 튀김옷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이 요리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또 다른 특징으로는 펄펄 끓으며 김을 내는 핫초미소 소스가 있습니다.

히츠마부시는 나고야 요리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시내를 방문하신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요리입니다. 나고야에서 히츠마부시를 안 먹고 간다는 것은 스페인에 가서 ‘파에리아’를 안 먹는 것과 같습니다.

나고야식 장어구이 요리인 히츠마부시는 장어구이를 뜨거운 밥 위에 올린 요리입니다. 장어에는 달콤한 간장 소스를 발라, 다진 파와 와사비 등의 조미료와 함께 제공됩니다.

장어를 굽는 방법을 완전히 터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또한 나고야에서는 장어를 찌는 조리법으로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풍미가 손상되는 도쿄 등 다른 일본 지역의 장어 요리와는 달리, 숯불구이라는 조리법으로 나고야의 장어 요리를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히츠마부시를 즐기는 방법으로는 전통적으로 4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주걱을 사용해 히츠마부시를 4등분 합니다. 처음 한 그릇은 제공된 대로, 흰쌀밥에 올려진 장어구이의 맛을 즐깁니다. 매콤 달콤한 간장 소스의 향기로운 내음이 더욱 맛을 돋웁니다. 두 그릇째는 와사비와 다진 김, 산초, 다진 파 등의 야쿠미와 함께 즐깁니다. 와사비와 산초는 서양 요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식문화로, 매우 신선한 체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그릇째에는 어패류로 낸 뜨거운 국물을 붓습니다. 밥에 국물을 부은 요리는 ‘오차즈케’라고 불리며, 단번에 깊은 맛이 나는 수프로 변신합니다. 히츠마부시를 먹는 방법으로 위의 세 가지를 다 시도한 후에는 마지막 네 그릇째는 야쿠미나 국물을 넣는 등(아니면 아무것도 넣지 않고)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즐겨 보세요.

오니기리는 밥 속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김으로 싼 것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간식)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덴무스는 소금으로 간을 한 새우튀김을 주먹밥 안에 넣고 김으로 싼 작은 오니기리입니다. 일반적으로 덴무스는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보다 작아, 가볍게 배를 채우기에 딱 좋습니다.

덴무스에는 풍미 가득한 새우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갸라부키(달달한 간장과 술로 조린 머위나물 줄기)가 함께 제공됩니다.

나고야에서는 후추가 들어간 안카케 스파게티, 칠리를 사용한 대만 라면, 스파이시한 나고야 데바사키 등 스파이시한 요리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특히 데바사키는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나고 다시 먹고 싶어지는 그런 음식입니다. 그 비밀은 스파이시한 맛에 있는데,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두 번 튀겨내 만든 바삭바삭함이 절묘한 맛을 냅니다. 대부분의 이자카야에는 강한 후추 맛의 데바사키부터 매콤 달콤한 데바사키까지 비밀스럽게 전수되고 있는 데바사키 튀김 레시피가 있습니다.

데바사키를 먹는 방법으로는 닭고기를 뼈에 전혀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 있습니다. 관절 부분에서 윙 부분를 잡아뜯은 후, 관절 쪽을 잡고 다른 쪽 끝을 입에 문 뒤에 뼈를 빼냅니다. 이렇게 하면 깨끗하게 데바사키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데바사키는 맥주와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 요리이기도 합니다. 닭 날개의 짠맛을 줄여주는 미디엄 홉의 페일 에일 등 다양한 종류의 맥주와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매콤 달콤한 데바사키라면 IPA맥주 또는 벨기에의 스파이시하면서도 풍미 가득한 맥주도 추천드립니다. 분명 마음에 쏙 드실 거예요!

나고야 요리와 그 풍부한 역사, 그리고 향토 요리와 다국적 요리, 전통 요리와 현대 요리 등 그 다채로운 관계와 영향을 탐구하며 요리를 즐기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즐거운 체험이 될 것입니다.

독창적인 요리라면, 나고야에서도 놀라운 음식 체험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요리가 합쳐져 탄생한 안카케 스파게티(약칭 안카케 스파)는 나고야스러운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안카케 스파게티는 녹말가루로 걸쭉하게 만들어낸 스파이시한 맛의 소스에 야채를 듬뿍 넣어, 면이 굵은 스파게티 위에 얹은 요리입니다. 후춧가루가 들어간 매콤한 소스가 일반 파스타보다 약간 굵고 탱탱한 스파게티 면과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안카케 스파게티에 들어가는 재료로는 양파와 피망 등 야채와 소시지, 옥수수, 버섯 등이 일반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나고야 메시 중 하나로 꼽는 대만 라면은 다진 돼지고기와 부추, 파 등의 재료에 대량의 고추를 넣은, 대만을 이미지화해 만든 매운 면 요리입니다.
사실 대만에는 이 대만 라면은 없으며, 나고야의 어느 인기 대만 요리점의 대만 요리사가 고안한 나고야에만 있는 메뉴입니다.

모든 나라에는 그 나라의 습관이나 음식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아침 식사 문화가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가서 기대했던 아침 식사를 먹지 못하면 약간의 문화충격을 받을지도 모르죠.
전통적인 일본의 아침 식사라고 한다면, 미소시루(된장국)에 생선구이, 흰쌀밥, 그리고 절임 반찬일 것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이러한 식사는 점심이나 혹은 저녁 식사로 여겨지는 일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나고야 현지인들은 전통적인 일본식 아침식사가 아닌 토스트와 커피로 된 간단한 아침식사를 선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내 여기저기에 있는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모닝 또는 모닝 서비스라는 것은 커피(또는 홍차)를 주문하면 무료 조식이 제공되는 서비스를 말하며, 나고야의 찻집이나 카페 대부분에서 모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아침식사는 두껍게 썬 식빵 토스트나 삶은 달걀이 일반적이지만 가게에 따라서는 샐러드와 수프, 토스트용의 다양한 스프레드 등이 함께 제공되기도 합니다.

아침 식사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먹을 수 있는 단팥 토스트도 인기 메뉴입니다. 단팥 토스트는 두껍게 썬 식빵 토스트에 마가린 또는 버터를 바른 후 단팥을 얹은 것으로, 휘핑크림과 크림치즈를 듬뿍 얹은 것도 있습니다.

현지의 맛과 세계의 맛,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나고야 메시'. 나고야의 음식을 특별한 것으로 만든 역사를 거치며, 다양한 영향을 받아 탄생한 나고야의 맛을 꼭 즐겨 보세요.

◆나고야역
많은 여행자들에게 있어, 나고야로의 입구이기도 한 나고야역. 나고야역 주변에는 많은 상점과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역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싶으시다면, 우마이몬도리, 에스카 지하상점가, 역과 직결된 KITTE 나고야를 추천합니다.

◆사카에에
나고야의 번화가인 사카에에도 현지 음식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오스 상점가
오스 상점가에서는 현지 스트리트 푸드를 중심으로 한 현지 음식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긴샤치요코초
나고야 성을 방문하신다면 긴샤치요코초도 꼭 들러 보세요. 나고야 성 정문 옆에 있는 '요시나오 존'과 동문 앞에 있는 '무네하루 존'의 2개 존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 레스토랑과 쇼핑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요시나오 존에서는 히츠마부시 등의 향토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무네하루 존에서는 안카케 스파게티 등 보다 현대적인 현지 요리를 다양하게 맛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치 주변에는 나고야의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요피스(Elizabeth Llopis)

나고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인바운드 관광 어드바이저 블로거, 사진가, 웹디자이너. 스페인 출신.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매력을 발굴하는 데 정열을 쏟고 있다. 아이치현의 매력을 소개하는 관광 블로그 'Kawaii Aichi'를 운영 중.

※ 본 칼럼은 영문으로 작성된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