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야게(기념품)’란 가족이나 친구, 혹은 여러분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죠. 멋진 기념품을 고르면 여행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경험담을 공유할 수 있고 여행의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인상에 남는 기념품은 항상 소중히 간직해 두거나, 장식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이탈리아 친구에게 레토르트 히츠마부시 세트를 선물했을 때 친구가 기뻐하던 얼굴은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이치현과 나고야시 기념품의 좋은 점은 평소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 여러분들이 모국으로 가지고 돌아갔을 때, 여러분들의 일상을 특별하게 해주는 아이치와 나고야의 조각들을 소개합니다.
우이로우
‘우이로우’는 나고야의 가장 상징적인 과자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쫄깃함 가득한 과자의 주재료는 쌀로, 쪄서 만든 음식입니다. 그 역사는 무려 35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차, 흑설탕, 팥, 고구마 등 우이로우에는 다양한 색과 맛이 있습니다.
저는 아오야기 우이로우 히토쿠치라는 제품의 핑크색 ‘사쿠라’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진하게 우려낸 일본 차와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에요! 개인적인 견해지만, 화과자 중에서도 특별한 과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현지 주민들보다, 아이치현 이외의 관광객 등을 위한 기념품으로서 인기가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지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나고야 위멘즈 마라톤이 개최되는 나고야에서 운동을 즐기는 분들을 위한 기념품으로도 추천합니다. 든든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등산을 즐기는 저도 배낭에 넣어 다니며 먹곤 한답니다!
미소(된장)
세계적으로 발효식품이 붐이죠! 아이치는 발효식품의 보고! 일본 어느 지역에서나 미소는 중요한 조미료 중 하나지만, 아이치 현민의 아카미소(적된장)와 콩 미소에 대한 사랑에는 각별한 것이 있습니다. '나고야메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은 에도 시대 때부터 역사가 계속되어 온 핫초미소!
당시 미소를 제조하던 곳간이 아직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출생지 오카자키시에 현존하고 있으며, 놀랍게도 제조법은 당시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긴 숙성기간으로 인해 생기는 깊은 갈색 빛깔과 달고 짠맛은 이 고장 특유의 특징입니다. (핫초미소의 발효 기간은 2년에서 2년 반 정도로 다른 된장보다 훨씬 길지만, 기다린 가치가 있는 맛이랍니다!)
풍미가 독특해서 현지 주민들도 다른 미소와 조합해 맛을 섞어 즐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종종 섞어 먹곤 했답니다. 매일같이 미소를 드시는 분이 아닌 이상, 미소를 기념품으로 구입하기란 꽤 도전이 필요할지도 모르니, 아래 아이템을 추천합니다!
1. 핫초미소 파우더
마루야나 가쿠큐에서 구입하실 수 있는 마치 마법 같은 미소 파우더는 샐러드나 스테이크, 스튜에 넣으면 숨겨진 깊은 맛을 낼 수 있고,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함께라면 정말 모든 요리에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가쿠큐 곳간 매점의 명물 메뉴는 이 핫초미소 파우더를 사용한 아이스크림!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시도했는데… 정말 너무나도 맛있어서 바로 개별 포장된 파우더 세트를 구입했습니다. 제 자신에게 주는 기념품으로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특이한 기념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 가쿠큐 미소 캐러멜
소금 캐러멜도 붐이었죠! 그렇다면 미소와 캐러멜도 딱이지 않나요? 핫초미소의 짭짜름한 맛과 진한 맛이 캐러멜의 달달함과 잘 어울리는 데다, 캐러멜에 섞여 있는 흰깨의 맛도 절묘한 맛을 이룹니다. 조금은 새로운 맛에 도전하고 싶은 아이들에게도 추천하는 기념품입니다!
모리구치즈케
모리구치즈케는 '세계에서 가장 긴 절임음식'의 공식 기네스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길이는 무려 2미터나 됩니다! 술지게미에 담근 모리구치 무는 깊고 숙성된 맛을 내며, 특히 흰쌀밥과의 조화가 환상적입니다! 니혼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안주로도 안성맞춤입니다.
추천드리는 요리는 작게 썰은 모리구치즈케를 넣은 오믈렛! 정말 맛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사실 모리구치즈케를 통째로 사 본 적이 없습니다. 굉장히 특이하고, 약간은 징그러워 보이는 그 겉모습과는 반대로(물론 이 말은 애정하는 마음을 담은 칭찬입니다!), 모리구치즈케는 매우 고급스러운 선물용으로 유명하며, 기념품으로는 깊은 애정과 존경의 표할 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아이치의 지역주
아이치현은 맛있는 니혼슈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자연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청량한 물에 양질의 주미(술 전용 쌀)를 만들기 위한 좋은 흙, 그리고 좋은 기후까지. 현재 아이치현에는 40개 이상의 양조장이 있습니다. 지역주야말로, 양조장을 돌아본 뒤 기념품으로 최고가 아닐까요?
아이치의 니혼슈 중에는 '가모시비토 구헤이지(醸し人九平次)'처럼 이미 세계적인 평가를 받은 브랜드도 있고(구헤이지 준마이 다이긴죠는 파리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에도 실려 있다고 합니다), ‘호라이센’이나 ‘긴토라’와 같이 현지와 전국의 니혼슈 팬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아이치의 술은 순한 것이 많은데, 이는 맛이 진한 아이치의 식사에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시험해 보면 어떨까요? 지역에 뿌리내린 양조장은 전통적인 축제 문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호라이센은 오쿠미카와 지역의 전통적인 하나마츠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호라이센의 상쾌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는 하나마츠리에서 사용되는 가면이나 힘찬 춤을 생각나게 합니다. 또한 니시오시 도바의 유명한 불 축제도 제가 좋아하는 축제 중 하나로, ‘손노’라고 불리는 현지 양조장의 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 향긋하고 진한 맛은 편안함을 선사하며, 축제가 끝나면 기념으로 술을 사가는 것이 이 지역의 단골 코스랍니다(아이치의 축제에 대해서는 또 다른 칼럼에서 자세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전통 축제를 좋아하신다면, 아이치는 정말로 딱 맞는 목적지! 아이치의 훌륭한 축제 가까이에는 언제나 훌륭한 술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차
아이치현 니시오시는 말차의 원료인 첨차(甜茶)의 일대 산지입니다. 니시오 말차는 깊은 녹색과 우아한 향기, 그리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다이묘뿐만 아니라 상인 등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도 차를 즐기는 문화가 번성했는데, 니시오 말차의 존재도 그 이유와 관련이 깊습니다.
현재 니시오시는 '작은 교토'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작은 말차 캔 음료나 말차 맛 아이템도 좋은 기념품이 될 수 있겠죠?
전통적으로 다도는 엄격한 규칙이나 관례가 있어, 신중하게 습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아직도 저는 다리가 금방 저려와 정좌를 잘 못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좀 더 간편하게 말차를 즐기는 것도 좋겠죠? 말차 분말 한 숟가락을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조용히 부은 뒤 차선으로 거품을 냅니다.
쌉쌀하면서 진한 말차는 평소 즐기는 차와는 또 다른 특별한 맛입니다. 차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분이라면, 그 밖에도 말차 관련 기념품을 니시오시나 나고야 시내의 여러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것은 사이조엔 아이야의 말차 바움쿠헨이나 말차 버터 샌드입니다! 니시오시에는 그 밖에도 말차를 사용한 가게가 많으며, 말차의 풍미는 양과자와도 잘 어울리고, 개인적으로는 커피와 함께 마시는 것을 좋아합니다!
도코나메야키·세토야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아이치에는 길고 깊은 '차의 문화'가 있습니다. 그 번영에는 아이치현에 도코나메와 세토, 일본 6대 가마로 불리는 롯코요(六古窯) 중 두 개의 가마가 존재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요? 오늘날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도자기 생산지. 이 거리를 즐기면서 전통적이면서도 참신한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전에 세토 출신의 친구에게 “현지 주민들은 식기를 거의 안 사. 대부분 친구의 친구나 먼 친척 중에 도예가인 사람이 있어서 그냥 받을 수 있거든”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세토야키가 아직까지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노리타케
서양 식기와 테이블 세트에 관심이 있는 분이나, 저처럼 영화 ‘다운튼 애비’의 세계를 동경하는 분이라면, 노리타케 티 세트 등은 어떨까요? 20세기 초에 창업한 노리타케는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기 제조사 중 한곳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부모님께 받은 노리타케의 식기 세트와 결혼 선물로 받은 티 세트를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리타케의 숲에 있는 '라이프스타일 숍 노리타케 스퀘어 나고야'에는 평상시 사용하기 딱 좋은 찻잔부터 호화로운 식기 세트까지, 훌륭한 상품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야말로 식기 파라다이스! 몇 시간에 걸쳐 고르고 또 골라도 즐거운 곳입니다.
싯포야키
금속을 바탕으로 한 에나멜 공예는 일본에서는 '싯포야키(칠보야키)'라고 부르며, 아이치현의 가장 아름다운 특산물 중 하나입니다. '오와리 싯포'의 제조 기술은 19세기 중반에 완성되었다고 하며, 지금은 아마시와 나고야시의 일부 지역이 일본 싯포야키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시 싯포야키 아트 빌리지의 워크숍에서 브로치나 열쇠고리, 펜던트 등의 아이템을 직접 만들며, 이 기술을 체험해 보세요! 얼핏 보면 싯포야키는 아름다운 자기 작품으로도 보이지만(부끄럽지만 저 또한 도자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워크숍에서 금속 위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하다 보면 설레임이 멈추지 않을 정도의 즐거운 체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소중한 분들이나 여러분 자신에게 특별한 선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꽃병, 액자, 액세서리 등 다양한 아이템 중에서 고르실 수 있습니다.
아리마츠 나루미 시보리
나고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수제 공예품 '아리마츠 시보리'에는 400년 정도의 긴 역사가 있습니다. 이 특수한 시보리 기술에는 많은 패턴 종류가 있으며, 염색된 천(전통적으로는 남색이지만, 최근에는 여러 가지 색상의 천이 갖추어져 있습니다)은 기모노나 유카타 등으로 가공됩니다.
아리마츠 시보리는 나고야에서도 가장 전통적인 공예품 중 하나지만, 사실은 그 기술을 살려, 많은 젊은 아티스트들과 디자이너, 생산자가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Cucuri. 단순한 염색이 아닌, 입체감을 살린 염색으로,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의류에 새긴 패턴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다른 전통 공예 산업과 마찬가지로, 아리마츠 시보리도 후계자 부족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나, 젊은 장인들에 의한 크리에이티브한 미래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Cucuri 이외에도 여러 브랜드가 있으며, 아리마츠나 나고야 시내 백화점 등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나고야 부채
나고야 부채의 역사는 18세기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교토의 부채는 여성용, 일본 무용이나 다도회 등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나고야 부채는 보다 격식이 있는 것으로 남성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에 나고야에서 가장 오래된 부채 제조사 중 하나인 ‘스에히로도’에서 개최한 부채 만들기 워크숍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부채 겉면이 되는 종이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대나무를 풀로 붙이는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공정. 누워서 떡 먹기라고 생각했는데… 부채 제작의 모든 공정에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해, 나고야 부채는 그야말로 '기술의 결정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꼭 워크숍에 참가해 보시거나, 아름다운 전통 부채를 구경해 보세요. 스에히로도 등의 매장이나 나고야역 또는 관광시설의 기념품 매장, 백화점 등에서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레네 데월드(Irene Dewald)
아이치현 출신의 라디오 DJ, TV 사회자, 나레이터, MC. 2005년 런던대학 로열홀로웨이교 연극부 졸업. 유학 중에 일본의 전통 축제와 무대 예술에 대한 깊은 정열을 발견. 귀국 후, 아이치의 문화 및 전통 진흥과 숨은 매력 소개 등의 활동에 정력적으로 매진하고 있다.
※ 본 칼럼은 영문으로 작성된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